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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보드게임 만들기 활동을 통한 케미파일(Chemiphile)


오진호 | 한국과학영재학교, ohjinho@ksa.hs.kr



서론 


화학을 가르치고 있는 화학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화학 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처음 수업을 시작했던 시점에서 20년 동안 화학을 가르치고 있는 지금 까지 여전히 나에게 도전적인 질문이다.

나는 화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동 안 처음 만나는 학생에게 첫 질문은? “○○야 화학 좋아하 니?”로 시작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고등학생 시절 내가 화학을 좋아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단지 그 당시 화학 선생님과 화학실험실에서(동아리 활동으로)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화학으로 진로를 정해 지금까지 화학을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동 안 경험한 화학 실험 동아리 활동을 통한 경험과 화학선생님의 영향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학생들이 화학 선생님들과 함께 한 화학 실험실에서의 경험이 화학 분야에 진로로 나아가게 하거나 고등학교 시절 화학에 대한 좋은 경험을 하게 할 것이다. 과학영재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고등학교 1학년 시기의 화학 연구나 탐구 경험이 미래 화학자로 진로를 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줌을 느낀다.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는 연구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영재학교 교육 과정은 1학년, 2학년, 3 학년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점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초창기에는 1,2학년 R&E(Research & Education) 프로그램과 3학년 졸업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러나 운영을 하면서 연구 경험이 없는 1학년 학식을 가르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1학년은 R&E 프로 그램 대신 연구기초 프로그램인 1학기 창의설계 활동과 2학기 연구방법 기초세미나 프로그램으로 바꿔 운영해 오고 있다.

1학년 1학기 창의설계 프로그램은 교사들이 분야 별로 연구 프로그램의 주제만 제시하면 학생들이 주제를 선택하여 6명 내외 학생들로 주제별 팀을 구성한다. 학생들은 팀 활 동으로 주제와 관련된 자신들의 아이디를 구현하면서 메이커 교육의 형태로 진행해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화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호기심에서 화학 연구보다 화학 보드 게임 만들기 게임을 제안하였다. 다행히 관심 있는 학생들 이 있어 2019년과 2023년도 화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화학 보드 게임 만들기 활동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론 


1.      주기율표를 활용한 보드 게임 만들기



2019년 1학년 1학기 창의 설계 연구 활동 프로그램에 서 “CNC를 활용한 주기율 표 보드게임 만들기” 주제를 제시해 6명의 학생들과 함께 활동하였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이었고, 본교 학 생들에게 레이저 커터와 3-D 프린터 등을 활용한 메이커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던 시기였다. 학생들은 먼저 본 교에 있는 레이저 커터와 3-D 프린터 등을 사용하는 방법을 전문가들에게 배웠다. 이후에 각 팀 별 주제에 맞춰 활 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주기율표 보드게임 만들기 주제로 3개 활동을 계획하였고 주기율표와 연관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자신들 이 친숙한 루미큐브(Rummikub), 루빅스 큐브(Rubik’s cube), 슬라이딩 큐브 숫자 퍼즐 등의 게임을 찾았다. 3명 의 학생이 한 팀으로 2개의 팀 활동이 이루어졌다.

첫 번째 팀은 슬라이딩 큐브 숫자 퍼즐 게임(그림 1)에서 숫자 대신 주기율표에 있는 20개의 원소를 도입한 게임 아이디어를 냈다(KSA19 김웅비, 박승빈, 정진). 학생들은 ‘RDWorks’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배워 직접 도안을 그렸다. 도안에 따라 레이저 커터(laser cutter)와 아크릴을 활용하여 [그림 2]와 같은 틀과 20개 원소에 대한 슬라이 딩 주기율표 큐브를 제작하였다. 두 번째 팀은 루빅스 큐브 를 좋아하고 잘 다루는 학생이 있는 팀이었다. 학생들이 루빅스 큐브의 각 면에 서로 관련이 있는 원소를 집어넣어 주 기율표와 루빅스 큐브를 연결하였다. 학생들은 루빅스 큐브 3×3×3을 사용하였다. 각 면의 스티커는 각각 6가지 색 (FFFFFF, FA8296, FCA34A, FAD30C, A9D18E,8FAADC). 



각 면에는 13족-18족 중 한 족의 원소가 들어 가며, 헬륨은 제외하였다. 한 면에는 같은 족에 있는 6개의 원소가 들어가고, 가운데 줄에 는 KSA가 들어간다. 면안 에서의 원소 배치는 그림과 같이 하였다.

루미큐브를 만드는 활동에도 도전하였으나 당시에는 마 무리 하지 못하였다. 이후 관심이 있는 한 학생이 방학 중 학교에서 레이저 커터로 아크릴 판 조각을 만들어 두고 활 동을 마무리 하였다.





2. 온-오프 화학 보드 게임 만들기 활동

 

코로나의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2023학년도, 화학 보드게임을 제작하여 학생들의 화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어 보고자 1학년 1학기 연구 활동에서 화학 보드게임 만들기 주제를 다시 한 번 제시하였다. 다행히 6명의 학생 이 지원하여 함께 화학 보드게임 만들기 활동을 시작하였다. 2명의 학생이 3개의 보드게임 만들기 활동을 하였다. 먼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잘 알려진 보드게임인‘루미큐 브(Rummikub)‘’, 할리갈리(Halli Galli)’게임을 직접 구입 하여 구성을 살펴보았다. 팀 내에 정보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있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정보과학을 잘하는 3학년 박지훈 학생에게 부탁하여 1학년 학생들에게 코딩하는 방법, 간단한 온라인 게임 만드는 방법 등을 교육하였다. 2명의 학생이 팀을 구성하여 (1) 화학게임 제작을 통한 화학 진입 장벽 약화 –‘ 이온결합, 할래말래’(KSA23 구보 민, 이가현), 온라인 게임으로 (2) ‘CHEMITILES–당신이 만들어낸 분자는 존재할까요?’(KSA23 양정욱, 김형찬), (3) ‘분자들의 생성 엔탈리에서 강산과 약산까지– Stabi- lization challenge’(KSA23 문가온, 김태이) 보드게임을 제작하였다.


2,1. 화학 게임 제작을 통한 화학 진입 장벽 약화 – 이온결합, 할래말래 (KSA23 구보민, 이가현)

‘이온결합, 할래말래’ 게임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할리갈리’ 보드 게임의 규칙과 구성의 일부를 모방하여 이온 결합, 할래 말래 화학 보드 게임을 만들었다. 폴링이 정의한 전기음성도 값을 이용하면 전기음성도 차이가 2이 상 차이가 나는 양이온과 음이온은 이온결합을 형성한다. 학생들이 양이온, 음이온과 비활성 기체 원소의 전기음성도 값을 포함한 카드를 직접 디자인하여 제작하였다. 그리고 게임에 사용되는 카드는 양이온, 음이온, 중성 원자를 각각 다른 색으로 표기하고 전기음성도를 함께 표기하여 제작하였다. 할리 갈리(Halli Galli) 보드 게임의 규칙과 같이 카드를 모두 소진하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2.2.          화학적 관심 증진을 위한 화학게임 제작 -‘화학게임 Chem? Try!’(KSA23 문가온, 김태이)

정보과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화학게임 Chem?Try!’을 만들었다‘. 화학게임 Chem? Try!’는 더 지니어스 결!합!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 웹 게임이다. 주기와 족 그리고 색깔로 구성한 카드를 이용하여 두 명이 번갈아 가면서 같은 족이나, 주기 그리고 색깔을 맞추는 카드 게임으로 진행하며, 모든 라운드가 끝나고 더 높은 점수를 올린 사람이 최종적으로 승리한다. 아래는 실제 게임 화면이다.


2.3.          CHEMITILES – 당신이 만들어낸 분자는 존재할까요? (KSA23 양정욱, 김형찬)

물질은 화학 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 학생들이 화학결합을 통해 물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아이디를 제시하여 ‘CHEMITILES’게임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었다. ‘.CHEMITILES’는 원자 타일을 적절히 배치하여 상 대보다 먼저 존재하는 분자를 만들어 점수를 얻는 온라인 게임이다.




결론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2019년 그리고 2023년 1학년 창 의설계 활동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한 사례를 소개하였다. 2019년 학생들이 도출한 아이디어는 라벨지를 활용하여 주기율표 큐브를 만드는 나의 취미생활로 이어지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루빅스 큐브와 슬라이딩 숫자 퍼즐과 라벨 스티커를 이용하면 학생들과 함께 손쉽게 제작해 볼 수 있다. 큐브 자석을 이용하면 주기율표 큐브 자 석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취미로 즐겨 만들고 있는 주기율표 큐브를 선물하면 화학교사 뿐 아니라 초·중·고 학생들, 심지어 화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도 좋아한다. 할리갈리 게임을 모방한‘이온결합 할래말래’처럼 학생들 과 함께 화학지식을 활용한 게임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화학게임 만들기 활동은 학생들이 게임을 만들면서 스스로 화학지식과 게임을 연결하여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다.

초·중·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화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할 수 있 을까? 하는 막연한 호기심, 과연 과학영재학생들이 연구 활동이 아닌 화학 게임 만들기 주제를 좋아할까? 하는 작은 두려움에 던진 작은 돌이 학생들에게 어떤 느낌으로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화학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화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울림을 받은 것을 사실이다.



 참고문헌

1.  2019년 한국과학영재학교 창의설계 활동 ‘CNC를 이용하여 주기율표 이용한 보 드게임 만들기’ KSA19, 김웅비, 박승빈, 정진, 윤준서, 이종우, 김규택

2.  2023년 한국과학영재학교 창의설계 활동 ‘화학게임 제작을 통한 화학 진입 장벽 약화- 이온 결합 할래말래’ KSA23, 구보민, 이가현

3.  2023년 한국과학영재학교 창의설계 활동 ‘화학적 관심 증진을 위한 화학게임 제작’ KSA23, 문가온, 김태이

4.   2023년 한국과학영재학교 창의설계





오 진 호 oh Jinho


• 부산대학교 화학과, 학사(1990. 3 - 1996. 2)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무기화학 전공), 석사(1996. 3 - 1998. 2, 지도교수 : 김기문)

•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재료화학 전공), 박사(1998. 3 - 2002. 2, 지도교수 : 김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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